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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10

겨울..그리고 당신 2

2장 그날 밤, 그녀는 깊이 잠들었다. 오랜 시간 무겁게 짓눌렀던 기억에서 해방된 듯한 꿈이었다. 눈부신 햇살이 새벽에 그녀의 창문을 스치고, 그녀는 처음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눈을 떴다. 거실 창가에 놓인 작은 화분 속에서 새싹이 움트고 있었다. 겨울 속에서도 생명이 깨어난다는 사실이 희망처럼 느껴졌다.그러나 그녀의 일상은 여전히 바쁘게 흘러갔다.출근길의 지하철, 이어폰 속에서 흐르는 잔잔한 음악, 책상 위에 쌓인 서류들. 그녀는 더 이상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 그를 향한 미련과 아쉬움은 그날의 한숨과 함께 사라져 갔고, 대신 작은 행복들이 그녀의 하루를 채우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이제 새로운 사람이 있었다. 그와의 관계는 안정적이었다. 그는 따뜻했고, 믿음직스러웠으며, 그녀가 힘든 순간에 항상 ..

소설:)겨울,그리고 당신

1장눈이 내리던 날이었다. 칼바람이 불어오는 12월의 거리에서 그녀는 홀로 서 있었다. 입고 있는 외투의 단추를 꼭꼭 채웠지만, 세상이 차갑게 얼어붙은 것 같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녀의 마음이 그랬다.7년 전 겨울, 그는 떠났다.한 마디 말도 없이, 약속도 없이. 그녀의 삶에서 그의 흔적은 바람처럼 사라졌다. 무책임하게. 단호하게. 그러나 잔인할 만큼 또렷하게."나는 당신을 사랑했어."그녀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제는 되뇌어도 아픔이 없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그 감정은 그녀를 흔들고 있었다.그날, 7년 만에 그가 연락을 해왔다.“보고 싶다.”화면에 떠오른 짧은 메시지는 단순했지만, 그녀의 머릿속은 복잡했다.'이제 와서?'그녀는 무릎 위에 올려둔 휴대폰을 내려다봤다. 화면은 꺼져 있었지만, 그의 ..

싱숭생숭, 나를 흔드는 작은 바람

싱숭생숭. 이 단어는 어쩐지 마음에 걸린다. 뭔가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내 안에서 잔잔히 파동을 일으킬 때, 나는 종종 이 단어를 떠올린다. 확실한 이유가 없는데도 마음이 설렘과 불안을 동시에 품고 흔들릴 때, 나는 그 기분을 ‘싱숭생숭하다’고 부른다.이상하게도, 이 감정은 계절이 바뀔 때 자주 찾아온다. 봄이 오기 전날 밤, 겨우내 꽁꽁 얼어붙었던 땅이 서서히 녹아가는 소리를 들으면 마음 한구석이 묘하게 들뜨고 허전하다. 혹은 가을 저녁,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창가에 앉아 있을 때, 잎사귀 하나가 떨어지는 걸 보면 이유를 알 수 없는 아련함이 몰려온다.싱숭생숭한 기분은 때로는 아주 사소한 순간에 찾아오기도 한다. 오래된 노래를 우연히 듣거나, 지나가던 거리에서 알 수 없는 익숙함을 느낄 때. 아무 ..

삶:)자장면, 기억의 맛

면 요리를 좋아하는 내가 유일하게 손대지 못하는 음식이 있다면, 그건 아마 자장면일 것이다. 어릴 적엔 별다른 문제없이 맛있게 먹었을 것 같지만, 정확히 언제부터였는지 알 길이 없다. 분명한 건, 자장면을 먹을 때면 항상 소화가 안 되어 속이 더부룩하고 결국 체하고 만다는 것이다.어쩌면 그 시작은 임신 중이었을지도 모른다. 새로운 생명을 품은 몸은 평소와 다르게 민감해졌고, 자장면처럼 진하고 기름진 음식은 한 숟갈만 먹어도 속이 뒤집히는 일이 잦았다. 아니면 그날의 분위기 때문이었을까? 잔뜩 긴장한 채 누군가와의 대화를 이어가던 자리였는지, 억지로 웃으며 한 입 한 입을 넘겼던 순간 때문인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자장면은 어느새 내게 두려운 음식이 되고 말았다.그래도 가끔은 자장면이 생각난다. 탕수육..

씀:)라면의 시

물결치는 냄비 속,파도가 춤을 추면,은빛 면발은 바람을 타고끝없는 여행을 시작한다.스프의 붉은 별가루,그 작은 우주 속에서얼큰함과 짭조름함이서로를 끌어안는다.파 송송, 계란 톡,손끝에서 더해지는나만의 온기.그 한 숟가락엔위로와 허기가 녹아 있다.밤하늘 대신작은 식탁 위에서라면은 별빛이 되고,고단한 하루를뜨겁게 감싸준다.한 젓가락,그리고 또 한 젓가락.라면 속에 숨겨진삶의 맛을 음미하며오늘을 삼킨다.

오늘의 씀:) 국민청원

모니터 앞, 클릭 한 번,우리의 목소리는 빛이 되어 퍼진다.불공평한 어둠 속에서도작은 손짓이 거대한 물결을 이루고,침묵했던 마음들이 하나로 뭉친다.서명을 넘어선 공감의 힘,나와 너, 우리가 엮는 희망의 끈.외면할 수 없는 부조리의 틈에서바뀌길 원하는 세상의 무게를 나눈다.작은 목소리들이 커져함성으로 울릴 때,그 순간을 기다리며 우리는 믿는다.모두의 바람이 모인 청원은,변화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이 작은 클릭이 역사가 되고,우리의 연대가 빛을 더할 날을 바라며.

씀:) 오늘도 씀

한 줄의 빛으로 시작된 아침,창가에 앉아 떠오른 생각들을천천히 적어 내려간다.어제의 후회와 오늘의 다짐,그리고 내일을 꿈꾸는 마음.나의 손끝에서 흘러나온 단어들은비록 서툴고 조각난 파편일지라도진심을 품은 온기를 가진다.무엇이든 쓰는 이 순간,나는 나를 마주하고,작은 나무가 자라듯내 안의 숲이 조금씩 깊어진다.오늘도 나는 쓴다.묵직한 삶의 무게 속에서내 이야기를 찾아가는 여정을.글이 되고, 숨이 되고,결국 나 자신이 되는 그 길 위를.

씀:)무기력

바람은 불지 않고,나무는 흔들리지 않는다.시간은 걷는 듯 멈추고,내 발걸음은 제자리걸음.해는 떠오르는데 따스함은 멀고,별은 빛나는데 닿을 수 없다.소리 없는 소음 속에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마음속 불씨는 재로 덮여 있고,손끝의 힘마저 흩어진다.움켜쥐려던 희망도부서져 먼지가 된다.그러나,멀리서 들려오는 새의 울음처럼희미한 생명은 깃든다.언젠가,또다시 숨을 쉬듯작은 용기가 나를 일으키리라.

비틀즈

Let It Be (Remastered 2009)아티스트The Beatles앨범Let It Be (Remastered)발매일1970.05.07리버풀 골목에서 울리던 기타 소리,네 명의 청춘이 만든 세상의 선율.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던 노래,그 가사가 우리의 마음을 감쌌다.존의 날카로운 외침,폴의 부드러운 멜로디,조지의 깊은 울림,링고의 리듬이 하나가 되어세상을 춤추게 했다.그들의 음악은 단순한 노래가 아니라시대의 숨결이 되었고,그들이 부른 꿈은세대와 국경을 넘어 퍼졌다.헤어져도 사라지지 않는 선율,시간을 넘어 계속되는 울림.비틀즈는 음악이 가진 힘을우리 모두에게 증명했다.그들의 곡을 따라 부르면우리는 여전히사랑을 믿을 수 있게 된다.그리고 그 믿음 속에서내일도 다시 노래할 수 있다.

에세이:)12월의 이야기

12월은 마치 한 권의 책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처럼 다가온다. 1월의 희망과 6월의 활기는 이미 지나갔고, 한 해 동안 쌓였던 시간들이 차분히 정리되는 달이다. 나는 이 달을 "회고와 기대의 달"이라고 부르고 싶다. 회고는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보게 하고, 기대는 앞으로 펼쳐질 시간을 상상하게 한다.추운 바람이 피부를 스칠 때마다 한 해의 흔적이 마음을 울린다. 좋은 기억들도, 아쉬움으로 남은 순간들도 모두 그 바람에 녹아든다. 아침 창문에 맺힌 성에를 닦으며 떠오르는 건, 지나간 나의 모습이다. 어쩌면 나는 내가 바라던 모습에 가까이 다가갔을 수도, 아직 멀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중요할까? 중요한 건 내가 이 한 해를 살아냈다는 사실일 것이다.12월은 누군가에겐 반짝이는 불빛과 따뜻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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