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그날 밤, 그녀는 깊이 잠들었다. 오랜 시간 무겁게 짓눌렀던 기억에서 해방된 듯한 꿈이었다. 눈부신 햇살이 새벽에 그녀의 창문을 스치고, 그녀는 처음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눈을 떴다. 거실 창가에 놓인 작은 화분 속에서 새싹이 움트고 있었다. 겨울 속에서도 생명이 깨어난다는 사실이 희망처럼 느껴졌다.그러나 그녀의 일상은 여전히 바쁘게 흘러갔다.출근길의 지하철, 이어폰 속에서 흐르는 잔잔한 음악, 책상 위에 쌓인 서류들. 그녀는 더 이상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 그를 향한 미련과 아쉬움은 그날의 한숨과 함께 사라져 갔고, 대신 작은 행복들이 그녀의 하루를 채우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이제 새로운 사람이 있었다. 그와의 관계는 안정적이었다. 그는 따뜻했고, 믿음직스러웠으며, 그녀가 힘든 순간에 항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