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영화 '의뢰인' 리뷰
- 평점
- 7.8 (2011.09.29 개봉)
- 감독
- 손영성
- 출연
- 하정우, 박희순, 장혁, 성동일, 김성령, 정원중, 유다인, 박혁권, 주진모, 예수정, 황병국, 민복기, 유순웅, 배성우, 배윤범, 박성근, 이창훈, 박성연, 유하준, 최희진, 최종원, 정영기, 김윤태, 이소정, 하현수
줄거리
영화 의뢰인은 피의자와 변호사, 그리고 검사의 치열한 법정 공방을 다룬 법정 스릴러다. 어린 딸의 실종 후 살인 혐의로 기소된 남성 한철민(장혁)을 변호사 강성희(하정우)가 변호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검사를 맡은 안민호(박희순)는 한철민이 유죄임을 확신하며 사건을 집요하게 파헤친다. 하지만 증거는 부족하고, 모든 것이 심증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강성희는 피의자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의문을 던지며 사건의 진실에 접근한다.
영화는 법정 드라마라는 장르의 정석을 따르면서도, 관객의 심리를 끝까지 쥐고 흔든다. 한철민의 행동은 어느 순간 의심스럽다가도, 또 다른 순간에는 진심으로 억울해 보인다. 영화는 의도적으로 관객을 혼란스럽게 만들어 결말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게 한다. 특히 하정우와 장혁의 연기 대결은 극의 몰입감을 한층 끌어올린다. 하정우는 냉철하면서도 인간적인 변호사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고, 장혁은 심리적 압박 속에서 흔들리는 피의자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단순히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치지 않고, 법과 정의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들었다. 우리가 당연하게 믿고 있는 정의와 진실이 얼마나 불확실한지, 그리고 법의 심판이란 것이 얼마나 모호한지 느껴졌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여전히 결말에 대한 명확한 답을 주지 않고 열린 결말로 끝나는 점이 인상 깊었다. 이는 사건의 진실은 단순히 법정 안에서 밝혀질 수 없으며, 인간의 도덕적 판단 또한 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암시한다.
또한 영화는 법이 단순한 논리가 아니라 감정과 의심, 그리고 선입견이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임을 보여준다. 관객으로서 나 역시 특정 캐릭터를 의심하다가도 다시 동정하게 되는 심리적 변화를 겪었다. 이것이 바로 의뢰인이 단순한 법정 영화가 아닌 인간의 복잡한 심리를 탐구하는 작품으로 기억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