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리뷰
- 평점
- 9.2 (1957.03.25 개봉)
- 감독
- 빅터 플레밍
- 출연
- 비비안 리, 클라크 게이블, 레슬리 하워드,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 토마스 밋첼, 바바라 오닐, 조지 리브스, 프레드 크레인, 해티 맥대니얼, 에블린 키예스, 앤 루더포드, 오스카 포크, 버터플라이 맥퀸, 빅터 조리, 하워드 C. 힉맨, 알리샤 레트, 랜드 브룩스, 캐롤 나이, 로라 호프 크루스, 에디 로체스터 앤더슨, 해리 데이븐포트, 레오나 로버츠, 제인 다웰, 오나 문슨, 이자벨 쥬얼, 카미 킹, J.M. 케리건, 워드 본드, 잭키 모란, 마르셀라 마틴, 미키 쿤, 매리 앤더슨, 폴 허스트, 클리프 에드워즈, 야키마 캐너트, 올린 하우랜드, 어빙 베이컨, 로버트 엘리어트, 윌리암 베이크웰

줄거리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Gone with the Wind, 1939)는 미국 남북전쟁과 그 이후를 배경으로 한 대서사적인 드라마입니다. 이 작품은 마거릿 미첼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주인공 스칼렛 오하라(비비안 리)를 중심으로 한 사랑과 생존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조지아주 타라 농장에서 자란 스칼렛은 부유한 농장주의 딸로, 아름답고 매력적이지만 고집이 세고 이기적인 인물입니다. 그녀는 이웃집 청년 애슐리 윌크스(레슬리 하워드)를 짝사랑하지만, 애슐리는 착하고 차분한 멜라니 해밀턴(올리비아 드 하빌랜드)과 약혼합니다. 상심한 스칼렛은 질투심에 사로잡혀 멜라니의 오빠인 찰스와 결혼하지만, 곧 전쟁으로 남편을 잃게 됩니다.

남북전쟁이 격화되면서 스칼렛은 전쟁의 참혹함과 타라 농장의 몰락을 경험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절망하지 않고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것이다"는 신념으로 고난을 이겨냅니다. 이 과정에서 스칼렛은 현실적이고 냉정한 사업가인 레트 버틀러(클라크 게이블)를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서로 강하게 끌리면서도 자존심과 오해로 인해 엇갈리는 관계를 이어갑니다.

스칼렛은 자신의 생존과 성공을 위해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으며, 결국 레트와 결혼합니다. 하지만 스칼렛이 여전히 애슐리를 잊지 못하고, 그녀의 이기적인 행동들로 인해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파국으로 치닫습니다. 영화는 레트가 떠나면서 스칼렛에게 "솔직히 말해서, 난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아(Frankly, my dear, I don’t give a damn)"라는 냉정한 말을 남기는 장면으로 마무리됩니다. 스칼렛은 타라 농장으로 돌아가며 자신을 다잡고, 다시 일어설 것을 다짐합니다.

리뷰: 사랑, 집념, 그리고 시대의 초상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전쟁과 시대적 변화 속에서 개인이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서사적 작품입니다. 스칼렛 오하라라는 캐릭터는 영화의 중심에서 관객들에게 복잡한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그녀는 고집스럽고 때로는 비호감적인 행동을 하지만, 동시에 강인하고 독립적인 여성이자 생존자입니다.
스칼렛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그녀의 행동이 단순한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라는 점을 이해하게 됩니다. 그녀는 사랑, 가족, 자존심을 모두 잃어가는 상황 속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남부의 화려한 삶이 무너지고, 타라 농장이 폐허가 되면서도 스칼렛은 농장을 지키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합니다. 그녀의 결단력은 당시 여성들이 가질 수 있었던 전통적 역할을 넘어선 것으로, 시대를 앞서간 여성상을 보여줍니다.

스칼렛은 분명히 복합적인 캐릭터입니다. 그녀는 자주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상처 입힙니다. 하지만 그녀의 단단한 내면은 관객으로 하여금 그녀를 단순히 비난할 수 없게 만듭니다. 그녀는 시대의 희생자이자 동시에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인물로, 인간의 복잡한 본성을 상징합니다.
레트 버틀러는 스칼렛과 대조적으로, 현실적이면서도 로맨틱한 면모를 지닌 인물입니다. 그는 스칼렛의 결점과 강점을 모두 사랑하지만, 결국 그녀의 끊임없는 애슐리에 대한 집착에 지쳐 떠나게 됩니다. 레트의 마지막 대사는 영화사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 중 하나로, 그의 냉소적인 현실주의를 보여줍니다.
영화의 메시지와 개인적인 감상

영화는 남북전쟁이라는 역사적 배경 속에서 개인의 삶과 사랑, 그리고 생존을 다루며, 한 편의 거대한 역사화 같은 느낌을 줍니다. 전쟁은 남부의 화려한 삶을 무너뜨리고, 인물들을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아갑니다. 스칼렛과 레트의 이야기는 전쟁의 혼란 속에서도 인간이 얼마나 강인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스칼렛의 회복력과 끝없는 집념입니다. 그녀는 처음에는 사치스러운 삶에 집착하며 애슐리를 사랑하는 철부지 소녀로 등장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강인한 여성이 되어갑니다. 특히 "다시는 굶지 않겠다(I'll never be hungry again)"는 대사는 그녀의 변화와 결단력을 상징하는 명장면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또한, 영화는 역사적 배경을 생생하게 묘사하면서도, 남부의 노예제와 전통적인 가치관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현대의 시각으로 보면 이 영화가 남부 문화의 낭만적인 측면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전쟁의 혼란 속에서 개인이 어떻게 생존하고, 어떻게 자신의 삶을 새롭게 만들어가는지를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시각적으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놀라운 색감과 스펙터클한 장면들로 가득합니다. 1939년에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혁신적인 테크니컬러 기술을 사용하여 생생한 화면을 구현했습니다. 타라 농장의 장면들은 아름답고, 전쟁과 혼란 속의 도시 장면들은 대조적으로 황폐함과 절망을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비비안 리의 연기는 스칼렛의 복잡한 감정을 완벽히 표현합니다. 그녀의 눈빛과 몸짓 하나하나가 스칼렛의 성격과 감정을 생생히 전달하며, 관객들을 그녀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듭니다. 클라크 게이블 또한 레트 버틀러의 매력을 완벽히 소화하며, 그의 냉소적이면서도 인간적인 모습을 돋보이게 합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 전쟁과 혼란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변하고, 살아남으며, 성장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스칼렛 오하라의 복잡한 캐릭터는 때로는 사랑스럽고, 때로는 미워지지만, 결국 그녀의 강인함은 누구에게나 영감을 줄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한 시대의 초상이며, 동시에 인간의 본성과 선택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시대적 한계와 비판에도 불구하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강렬한 캐릭터와 웅장한 스토리로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명작이라고 생각합니다.